• ‘자아(Ego)’ ‘초자아(Super-ego)’ ‘이드(Id)‘는 올바른 번역이 아니라고
  • Ego, Id는 라틴어
    • Ego는 라틴어의 1인칭 대명사
    • id는 영어의 it에 해당하는 라틴어의 중성 3인칭 대명사
  • 프로이트가 쓴 원문에는
  • 최초로 프로이트 전집을 독일어에서 영어로 번역한 제임스 스트레이치가 멀쩡한 독일어로 써 있는 걸 괜히 라틴어로 바꾼 것
  • 지그문트 프로이트 - 나무위키 (namu.wiki)

프로이트가 쓴 책은 알기 쉽게 쓰여있다고 한다. 하지만 번역판을 보면 이해가 안되는 난해한 말로 쓰여져 있는데, 심리학자들은 알기 쉬우면 심리학스럽지 못하다면서 용어를 고상하게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한다. 그 문제는 최초로 프로이트 전집을 독일어에서 영어로 번역한 제임스 스트레이치(James Strachey, 1887 ~ 1967)에게서 시작되는데, 사실 ‘자아(Ego)’ ‘초자아(Super-ego)’ ‘이드(Id)‘는 올바른 번역이 아니다. 1 프로이트가 쓴 원문에는 자아는 Ich, 초자아는 Über-Ich, 이드는 Es라고 되어있다. 번역하자면 ‘나’, ‘초월-나’(Über는 영어의 Over에 해당한다), ‘그거’이다. 이 단어들은 독일어의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단어들이다. 사실 프로이트뿐만 아니라 독일어로 쓰여진 다른 사상가들의 글은 한국어보다 훨씬 읽기가 쉬운데, 영어나 프랑스어가 고급단어로 갈수록 일상언어보다는 라틴어 어원의 단어가 많아지는 데 반해 독일어의 추상명사 등은 일상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.2 딱히 프로이트뿐 아니라 대다수 독일 철학 용어들이 다 그렇다.3 이 부분은 한자어로 추상적인 개념어를 정립하려는 학계의 경향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.4

Footnotes

  1. 스트레이치는 그래서 나중에 라깡에게 여러모로 까였다. Ego는 라틴어의 1인칭 대명사, id는 영어의 it에 해당하는 라틴어의 중성 3인칭 대명사. 그러니까 멀쩡한 독일어로 써 있는 걸 괜히 라틴어로 바꾼 거다.

  2. 예를 들면, 하이데거의 개념 중 하나인 ‘피투성’은 독일어 원어로는 Geworfenheit. 우리말로 풀어쓰면 ‘내던져짐(즉 방치)’. ‘geworfen’은 일상적으로 쓰이는 ‘던지다(werfen)‘의 과거분사형이다.

  3. 다만 독일 철학은 다 이해하기 쉬울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. 애초에 쓰는 말이 쉽다고 그 사유의 깊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 데다가 기존의 개념으로 내 생각을 표현하기 좀 그렇다 싶으면 별 망설임도 없이 새로운 말을 만들어 버린다.

  4. 이런 경향은 재야라고 어디 가는 것이 아니어서, 80년대에 숱하게 번역되어 90년대 초까지 출판되던 사회주의 관련 철학서는 차라리 대학교 교재가 읽기 쉬운 면이 있었다.